남자의 주머니에 맞선 여성의 작은 요새, 핸드백의 기원
오늘 아침, 외출 준비를 하며 무심코 제 핸드백 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지갑, 스마트폰, 립스틱, 차 키, 작은 수첩까지. 제 하루를 지탱해주는 작은 우주가 그 안에 있었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나는 이렇게 많은 것을 가방에 넣어 다니는데, 남편은 주머니에 지갑과 스마트폰만 넣고도 가뿐하게 외출할까?' 이 사소한 남녀의 차이가 궁금해져, 저는 패션의 사회사를 다룬 캐럴라인 콕스의 책 『패션의 역사(How to Read a Dress)』를 다시 펼쳐보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핸드백이라는 존재가 단순히 물건을 담는 가방이 아니라, 수백 년간 남성에게만 허락되었던 '주머니'라는 특권에 맞서 탄생한, 여성들만의 '작은 요새'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저의 이 작은 호기심에서 ..
2025. 8.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