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80 크로아티아 용병의 목수건, 넥타이는 어떻게 비즈니스맨의 족쇄가 되었나 남자들은 출근 준비를 하는 아침, 거울 앞에서 마지막 의식을 치릅니다. 바로 셔츠 깃 아래로 길고 가는 천 조각을 두르고, 매듭을 조여 목을 감싸는 행위입니다. 넥타이(Necktie). 어떤 이에게는 격식과 프로페셔셔널리즘의 상징이지만, 저에게는 때로 답답하고 거추장스러운, 현대 사회의 보이지 않는 '족쇄'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문득 이 지극히 문명화된 복장의 상징이, 본래 30년 전쟁의 포화 속을 누비던 크로아티아 용병들의 거친 목수건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이 떠올랐습니다. 이 흥미로운 연결고리를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저는 패션의 역사를 다룬 한 다큐멘터리를 다시 찾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전장의 실용적인 천 조각이 어떻게 수백 년의 시간을 거쳐, 현대 비즈니스맨의 규율과 소속감을 상징하는 아.. 2025. 8. 7. 군인의 속옷에서 자기표현의 캔버스로, 티셔츠의 반란 얼마 전, 옷장을 정리하다가 가장 기본 아이템인 흰색 티셔츠 몇 장을 새로 꺼냈습니다. 청바지와 함께 입으면 그 자체로 편안하고 멋스러운 스타일이 완성되죠. 문득 이 지극히 평범한 티셔츠가 본래 땀 흘리는 군인들을 위한 보이지 않는 '속옷'이었고, 겉으로 드러내 입는 순간 기성세대에 대한 '반란'으로 여겨졌다는 사실이 떠올랐습니다. 이 흥미로운 역사를 더 깊이 파고들기 위해 저는 존 시브룩의 책 『패션의 탄생(Nobrow: The Culture of Marketing, the Marketing of Culture)』에서 대중문화와 패션의 관계에 대한 부분을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가 무심코 입는 이 하얀 면 조각이 어떻게 사회의 금기를 깨고, 한 시대의 저항 정신을 담아내며, 마침내 우리 모.. 2025. 8. 6. 향신료 전쟁: 후추를 넘어, 클로브와 넛맥이 부른 피의 항해 지난 이야기에서 우리는 '검은 황금' 후추가 어떻게 대항해시대의 문을 열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인류의 욕망을 불태우고 제국의 운명을 건 전쟁을 일으킨 향신료는 후추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후추보다 훨씬 더 희귀하고, 더 비쌌으며, 그 때문에 훨씬 더 잔혹한 피를 부른 두 개의 작은 열매가 있었습니다. 바로 달콤하고 알싸한 향의 클로브(Clove, 정향)와 넛맥(Nutmeg, 육두구)입니다. 어떻게 이 작은 향신료들이 포르투갈과 네덜란드 같은 해상 제국들을 200년간의 끈질긴 전쟁으로 이끌고, 한 섬의 원주민들을 거의 전멸시키는 비극을 낳을 수 있었을까요? 지금부터 후추의 시대를 넘어, 세계사를 뒤흔든 진정한 향신료 전쟁의 역사를 따라가 보겠습니다.지구상 단 하나의 파라다이스, 향료 제도의 비밀.. 2025. 8. 5. 인류 문명의 동반자, 빵은 어떻게 신의 몸이자 일용할 양식이 되었나 빵을 좋아하는 저는 오늘 아침에도 갓 구운 토스트에 버터와 잼을 발라 먹으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아침엔 토스트, 점심의 샌드위치, 저녁 식사에 곁들이는 바게트. 빵은 인류의 식탁에서 가장 보편적이고 근원적인 음식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빵을 '주식'이라 부르고, 생계를 '빵 문제(Bread and Butter issue)'라 칭하며, 하루의 양식을 위해 기도할 때도 '일용할 양식'을 언급합니다. 하지만 만약 이 소박한 음식이, 인류를 유랑 생활에서 해방시키고 거대한 문명을 건설하게 한 최초의 발명품이었고, 한 종교의 가장 신성한 상징이자, 때로는 굶주린 민중을 혁명으로 이끈 분노의 도화선이었다면 어떨까요? 어떻게 야생의 곡물 가루 반죽이 인류 문명의 동반자이자, 신과 인간을 잇는 매개체가 될 수 있었을.. 2025. 8. 4. 황제의 얼음 창고에서 거리의 행복으로, 아이스크림의 차가운 역사 얼마 전, 더운 여름날 오후에 아이와 함께 동네 공원에 갔다가 아이스크림 트럭을 발견했습니다. 아이가 초콜릿 아이스크림 콘을 받아들고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습니다. 문득 이 달콤하고 차가운 행복이, 인류 역사 대부분의 시간 동안 오직 황제와 왕만이 맛볼 수 있었던 극소수의 특권이었다는 사실이 떠올랐습니다. 이 궁금증을 더 깊이 파고들기 위해 저는 음식의 역사를 다룬 한 다큐멘터리를 다시 찾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이 작은 즐거움이 얼마나 위대한 기술적, 사회적 변화의 산물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인류의 가장 차갑고도 달콤한 욕망의 역사, 아이스크림의 위대한 여정을 함께 따라가 보겠습니다.목차황제의 얼음, 권력의 맛르네상스 이.. 2025. 8. 3. 썩은 우유의 위대한 변신, 치즈는 어떻게 각 지역의 자부심이 되었나 까망베르, 고르곤졸라, 체더, 그뤼에르... 이름만 들어도 깊은 풍미와 함께 와인 한 잔이 떠오르는 음식, 바로 치즈(Cheese)입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치즈는 전 세계 각 지역의 독특한 맛과 문화를 담고 있는 세련되고 다채로운 미식의 상징입니다. 하지만 만약 이 고상한 음식의 기원이, 썩기 직전의 우유를 어떻게든 먹어보려 했던 고대인들의 절박한 생존 기술에서 비롯되었다면 어떨까요? 어떻게 이 '썩은 우유' 덩어리가 수천 년의 시간을 거치며 각 지역의 기후와 풍토, 그리고 장인의 자부심이 담긴 예술품으로 거듭날 수 있었을까요?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저는 폴 S. 킨스테드의 명저 『치즈와 문화(Cheese and Culture)』를 펼쳐보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가 알던 치즈의 세계가 얼마나 피상적이었.. 2025. 8. 2. 이전 1 ··· 5 6 7 8 9 10 11 ···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