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셋을 벗어던진 바퀴, 자전거는 어떻게 여성을 해방시켰나

저는 며칠 전, 맑은 가을 하늘 아래 공원에서 자전거를 탔습니다. 페달을 밟을 때마다 시원한 바람이 뺨을 스치고, 제 힘으로 원하는 곳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자유로움에 기분이 상쾌해졌습니다. 문득 이 평범하고 즐거운 행위가, 불과 100여 년 전에는 여성들에게 허락되지 않았던, 심지어 사회적 지탄을 받는 위험한 일이었다는 사실이 떠올랐습니다.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저는 여성과 자전거의 관계를 깊이 있게 다룬 수 메이시의 책 『변화의 바퀴(Wheels of Change)』를 다시 펼쳐보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두 바퀴 달린 기계가 단순히 교통수단을 넘어, 여성들을 코르셋과 거추장스러운 치마로부터 해방시키고, '혼자서 멀리 갈 수 있는 자유'를 선물한, 가장 위대한 '해방의 기계'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목차

1. 새장 속의 삶, 움직일 수 없었던 여성들
2. '안전 자전거'의 등장, 두 발로 얻은 최초의 자유
3. 블루머와 합리적 복장, 패션의 해방을 이끌다
4. 변화의 바퀴, 참정권을 향해 달리다

 

1. 새장 속의 삶, 움직일 수 없었던 여성들

책에 따르면, 자전거가 등장하기 전인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여성의 삶은 물리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매우 좁은 반경 안에 갇혀 있었습니다. 당시 이상적인 여성상은 집안에 머무는 '가정의 천사'였고, 그들의 몸은 코르셋으로 단단히 조여지고, 땅에 끌릴 듯한 길고 무거운 여러 겹의 치마로 덮여 있었습니다. 저는 이 대목을 읽으며, 그 시절 여성들이 느꼈을 답답함과 무력감을 상상해보았습니다. 숨쉬기조차 힘든 옷을 입고, 혼자서는 외출조차 자유롭지 못했던 삶. 그들의 세계는 집이라는 새장 안이었고, 유일한 이동 수단은 누군가가 마차를 태워주거나, 보호자를 동반한 짧은 산책이 전부였습니다. 기술적으로는 증기기관차가 세상을 바꾸고 있었지만, 그 혜택은 대부분 남성들의 것이었습니다. 여성들에게는 스스로의 의지와 힘으로 움직일 수 있는 독립적인 이동 수단이 전무했습니다. 그들의 삶은 말 그대로 정체되어 있었습니다.

2. '안전 자전거'의 등장, 두 발로 얻은 최초의 자유

이 정체된 여성들의 삶에 혁명을 가져온 것은 1880년대 후반에 등장한 '안전 자전거(Safety Bicycle)'였습니다. 이전에도 앞바퀴가 기형적으로 큰 '오디너리(Ordinary)' 자전거가 있었지만, 이는 곡예사 수준의 균형감각을 요구하는 위험한 기계로 남성들만의 전유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앞뒤 바퀴 크기가 같고, 체인으로 뒷바퀴를 굴리는 방식의 '안전 자전거'는 여성들도 쉽게 배우고 탈 수 있는 최초의 개인 교통수단이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보며, 때로는 거창한 기술이 아니라 이처럼 단순한 디자인의 변화가 세상을 바꾼다는 사실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여성들은 처음으로 보호자 없이, 정해진 노선 없이, 오직 자신의 두 다리 힘만으로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는 자유를 얻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이동의 자유를 넘어, 사회적, 경제적 독립의 가능성을 의미했습니다. 여성들은 친구를 만나러 가고, 도서관에 가고, 심지어 일자리를 구하러 갈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자전거는 여성들에게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세상을 열어준, 그야말로 '날개'와도 같았습니다.

3. 블루머와 합리적 복장, 패션의 해방을 이끌다

자전거가 선사한 새로운 자유는 여성들의 옷차림에 직접적인 혁명을 일으켰습니다. 길고 무거운 드레스를 입고는 도저히 페달을 밟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여성들은 자전거를 타기 위해, 발목을 드러내고 다리의 움직임이 자유로운 '블루머(Bloomers)'나 무릎 길이의 스커트 같은, 당시로서는 매우 파격적이고 '합리적인 복장(Rational Dress)'을 입기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보수적인 사회의 거센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신문 만평은 자전거를 타는 여성을 남성적이거나 부도덕한 존재로 묘사했고, 의사들은 자전거 타기가 여성의 건강과 생식 능력에 해롭다는 비과학적인 주장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 대목을 읽으며, 옷차림이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선택이 어떻게 사회적 저항의 상징이 될 수 있는지 똑똑히 보았습니다. 여성들에게 더 짧고 편한 옷을 입는다는 것은, 단순히 자전거를 타기 위한 실용적인 선택을 넘어, 자신들의 몸을 옥죄던 낡은 관습과 사회적 억압에 맞서는 강력한 정치적 선언이었습니다. 자전거는 여성들에게 코르셋을 벗어던지고, 자유롭게 숨 쉴 권리를 되찾아준 위대한 해방의 도구였습니다.

4. 변화의 바퀴, 참정권을 향해 달리다

책을 덮고, 저는 공원을 가로지르는 자전거 도로를 다시 바라보았습니다. 자전거가 여성들에게 선물한 가장 위대한 것은 바로 '연대의 가능성'이었습니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서구 사회를 휩쓸었던 여성 참정권 운동(Women's Suffrage Movement)의 가장 중요한 동력 중 하나가 바로 자전거였습니다. 미국의 여성 운동가 *수전 B. 앤서니(Susan B. Anthony)는 1896년 "자전거는 다른 어떤 것보다 여성을 해방시키는 데 큰 공헌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자전거를 통해 이동의 자유를 얻은 여성들은 이전보다 훨씬 더 쉽게 모임을 조직하고, 연설에 참여하며, 선전물을 배포할 수 있었습니다. 갇혀 있던 집을 나와 세상 밖으로 나온 여성들은, 자전거를 타고 함께 달리며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정치적인 힘을 키워나갔습니다. 자전거가 준 자신감과 독립 정신은, 그들이 '여성도 동등한 시민'임을 외치는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제가 무심코 즐겼던 이 페달의 움직임 속에, 이처럼 세상을 바꾸기 위해 힘차게 달렸던 여성들의 위대한 역사가 담겨 있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으신가요?

 

 

아름다움을 위한 고통의 도구, 코르셋이 옥죄었던 여성의 몸과 정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