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역사1 흑연과 나무의 만남, 연필은 어떻게 지식을 민주화했나 저는 며칠 전, 오래된 책상 서랍을 정리하다가 몽당연필 한 자루를 발견했습니다. 손때 묻은 나무 몸통과 닳아 뭉툭해진 흑연심. 스마트폰과 키보드가 모든 기록을 대신하는 시대에, 이 아날로그 필기구는 어딘지 모르게 정겨웠습니다. 저는 무심코 그 연필을 집어 들어, 뾰족하게 깎아 종이 위에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낙서를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 너무나도 당연하게 쓰고 지울 수 있는 이 간단한 도구가 없던 시절에는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과 지식을 기록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이 호기심을 풀기 위해 저는 기술과 디자인의 역사를 다룬 헨리 페트로스키의 명저 『연필(The Pencil: A History of Design and Circumstance)』을 다시 펼쳐보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가 쥔 이 작은 .. 2025. 10. 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