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역사1 죽음의 집에서 치료의 공간으로, 병원은 어떻게 신뢰를 얻게 되었나 얼마 전, 가벼운 감기몸살로 동네 병원을 찾았습니다. 의사의 진찰을 받고, 처방전을 받아 약을 지어먹으니 며칠 만에 금세 몸이 가뿐해졌습니다. 우리는 몸이 아프면 병원을 찾고, 그곳에서 과학적인 치료를 통해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고 굳게 믿습니다. 문득 이 당연한 신뢰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이 호기심을 풀기 위해 저는 로이 포터의 방대한 의학사 저서 『인류 최대의 재앙, 질병의 역사(The Greatest Benefit to Mankind)』를 펼쳐보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책장을 넘길수록, 제가 알던 병원의 이미지가 완전히 무너지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오늘날 희망의 공간인 병원이, 사실은 가난한 자들이 죽음을 맞이하러 가던 절망의 공간이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지금부터 병원이 어떻게 '.. 2025. 8.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