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토다가마1 황금보다 비쌌던 검은 알갱이, 후추가 대항해시대를 연 방법 얼마 전, 저녁 메뉴로 두툼한 스테이크를 굽던 날이었습니다. 풍미를 더하기 위해 통후추를 그라인더로 갈아 뿌렸습니다. 주방에 퍼지는 알싸하고 익숙한 향기. 저는 문득 이 작고 검은 알갱이가 가진 강렬한 존재감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너무나도 당연하게 사용하는 이 후추는 과연 어디서부터 우리 식탁에 오르게 된 것일까요?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저는 잭 터너의 『스파이스(향신료에 매혹된 사람들이 만든 욕망의 역사)』라는 책을 펼쳤습니다. 그리고 저는 첫 장부터 믿을 수 없는 사실과 마주해야 했습니다. 제가 방금 스테이크 위에 뿌린 이 평범한 향신료가, 한때는 같은 무게의 황금보다 더 비쌌고, 유럽의 제국들이 목숨을 걸고 차지하려 했던 '검은 황금'이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지금부터 저의 이 작은.. 2025. 7.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