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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해시대2

세계를 지배하는 도구, 지도는 어떻게 권력이 되었는가 우리는 스마트폰을 켜고 너무나도 쉽게 지도 앱을 실행합니다. 처음 가는 길을 찾고, 가장 빠른 경로를 검색하며, 맛집의 위치를 확인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지도는 우리 손 안에서 세상을 안내하는 편리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만약 이 평범해 보이는 지도 한 장이 한때 국가의 운명을 걸고 지켜야 할 1급 기밀이었고, 새로운 대륙을 '발견'하고 소유권을 주장하며, 제국의 경계를 결정하는 가장 강력한 권력의 도구였다면 어떨까요? 어떻게 이 평면의 종이가 입체적인 현실 세계를 지배하는 힘을 갖게 되었을까요? 지금부터 고대 문명의 세계관을 담는 그릇에서 시작하여, 대항해시대의 탐험가들을 이끈 비밀 병기를 거쳐, 마침내 보이지 않는 이데올로기를 담는 정치적 무기가 되기까지, 지도가 걸어온 놀라운 권력의 역사를 따라가 보.. 2025. 7. 29.
황금보다 비쌌던 검은 알갱이, 후추가 대항해시대를 연 방법 얼마 전, 저녁 메뉴로 두툼한 스테이크를 굽던 날이었습니다. 풍미를 더하기 위해 통후추를 그라인더로 갈아 뿌렸습니다. 주방에 퍼지는 알싸하고 익숙한 향기. 저는 문득 이 작고 검은 알갱이가 가진 강렬한 존재감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너무나도 당연하게 사용하는 이 후추는 과연 어디서부터 우리 식탁에 오르게 된 것일까요?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저는 잭 터너의 『스파이스(향신료에 매혹된 사람들이 만든 욕망의 역사)』라는 책을 펼쳤습니다. 그리고 저는 첫 장부터 믿을 수 없는 사실과 마주해야 했습니다. 제가 방금 스테이크 위에 뿌린 이 평범한 향신료가, 한때는 같은 무게의 황금보다 더 비쌌고, 유럽의 제국들이 목숨을 걸고 차지하려 했던 '검은 황금'이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지금부터 저의 이 작은.. 2025. 7. 26.